자작시

짧은 머리

미쁘미 2016. 9. 22. 02:26



          베고니아 화분의

          시들어 마른 잎사귀를 따내면서

          울컥 눈물이 고인다


          화분 속에

          둘이 아닌 혼자 피어도 예쁜

          너를 닮아

          힘차게 피우리라

           

          머리를 짧게 자르며

          잘리어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잊어야만 하는

          기억의 편린들도 함께 보낸다


          보아주는 이 없어도

          웃고 있는

          깊은 산속의 꽃을 닮으리라

          그래도 그대가 그립다!


                                            강 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