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헌의자

미쁘미 2016. 10. 28. 07:10

 

          친구가 주워다 준 아직은 쓸만한

          등받이 군데군데가 낡은 헌 의자 들

          고달프고 힘들었던 삶의 흔적들

          애잔하다


          살아야 하는 운명의 탄생

          얼마나 많은 날을

          의자에 기대어 삶을 엮었기에

          나무 등받이가 닳아서 헤어졌을까


          그 위에서 역어나간 삶의 전쟁들

          가족이 먹고 마시고 살찌워졌을

          가장들의 무거운 책임의 흔적들


          나는 그것을 다시, 잠시나마

          고달픔을 쉬어갈 수가 있는

          안락한 의자로 깔끔하게

          단장하리라


                                강 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