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흘러도
세상 오염 다 마시며
천년을 하루 같이 흘러도
묵묵히 제 할 일 다 하는
남한강 강물아
모진 비바람 눈보라 속에서도
묵묵히 천년을 지켜온
신륵사 다층 전탑아
고작 백 년도 못 살을
우리네 목숨
등 따습고 배불리 먹고 마시니
머릿속엔 가득 찬 욕망
무 애 그리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아
고작 세 치 혀 하나로
서로 헐뜯는
마귀 같은 세상
만드는 것인지
천년을 하루같이 흐르는 강물 앞에
천년을 하루같이 묵묵한 전탑 앞에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오호통재라 지는 해를 바라보게나~
미쁨이/강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