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남한강에서
미쁘미
2023. 1. 14. 21:52
- 남한강에서
복사꽃 지천에
분홍 꽃물이 들어
분홍 가슴이 되었다
눈부신 빛살
강은
제 몸으로 시를 쓰고
제 몸으로 지우다가
가련에 흐느끼며
처연에 목이 메는데
밤이 되면 강은
제 몸에 박힌 만월(滿月)을 보며
제 몸으로 삭혀 닳아질
하현(下弦)의 외마디 비명을 듣겠지.
미쁨이/강 제실
Alfonsina Y El Mar / Diego Mod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