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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속삭임 (한국 문인협회,한울 문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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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나는 참 행복한 사람

미쁘미 2018. 5. 9. 13:46


20대 중반부터 수년 전 까지 나는 안 보고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세월

내게 주어진 운명을 최선을 다해서 가꾸어 왔고

죽을 만큼 힘들때도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아름다운 마음을 품으며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내가 나에게 칭찬을 하고 싶은 날이다


움직이면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이따금 내 생활을 버리고

바다가 보이는 먼 곳으로 가서 몸이 회복되면 돌아올까 생각도 하지만

창문을 열면 마음이 달라진다


파란 하늘에 떠가는 구름

그 아래 내가 아직은 살아있어 느끼는 감사함

내 울타리 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의 싱그러움이 내 마음을 다독여 준다


해마다 내가 손질하던 소나무를 올해는 다리 통증 때문에 정원사를 불렀다

전문 정원사가 모든 가지를 다듬어 내니 휑하니 쓸쓸해 보인다

소나무 옆에 복숭아나무, 소나무를 위해서  모두 가지를 잘라내니 더욱 쓸쓸해 보인다

소나무 그게 뭐라고 복숭아가 열리기도 전에 잘라내야 하는가

마음이 착찹하다


그러나 몇 달 뒤면 본래의 모습보다 아름다워지겠지 하는 마음이지만

구태여 살아있는 생물을 내 눈이 즐겁자고 잔인하게 잘라내는가? 한편 마음도 아프다


프랑스에 머물 때 생각이 난다

웬만한 공원은 나무가 우거지면 우거진 대로 가지가 늘어져

불편해도 그냥 그대로의 자연 모습대로의 공원이 좋았던 기억이다


8년 전 그동안 죽을 힘을 다해 쌓아온 화려한 모든 것들 을 다 떠나보내고

어렵게 다시 시작하여 그림을 그려서 다시 내 집을 장만 한집

지극히 효녀인 딸이 한몫했기에 가능했다

내가 살아온 집 중에 제일 초라한 집이다

그러나 초라하면 어떠랴 비가릴 지붕이 있고

따스한 온돌이 있는데 그저 감사할 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화려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 손톱만큼도 없다

그 어떤 화려함도 부럽지 않다

그저 지금 소박한 내 생활에 만족하고 감사할 뿐이다

이제 저 세상 갈 나이가 다 들어서 철이 났나보다

아름다운 삶이였다고 자부하고싶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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